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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투병일기

치질인 줄 알았던 혈변: 홀로 견디던 삶 속에서 찾아온 직장암의 신호

안녕하세요. 혼자비행 입니다.

지금도 그날을 떠올리면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처음부터 암을 의심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평소처럼 하루를 살아가고 있었고, 몸이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때 제 몸은 이미 여러 번 신호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신호를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그때의 제 이야기를 처음부터 기록해 보려고 합니다.


혼자 살아가면서 가장 두려웠던 것

약 8년 전, 저는 아이들 엄마와 이혼을 하게 됐습니다.

그 후 저는 기존에 살던 곳을 떠나 새로운 지역으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익숙한 사람도 많지 않았고, 도움을 청할 곳도 많지 않았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혼자 생활하면서 스스로 일을 하고, 제 생활을 책임지며 살아왔습니다.

그렇게 몇 년을 지내면서 제 마음속에는 하나의 생각이 강하게 자리 잡았습니다.

'나는 아프면 안 된다.'

제가 일을 하지 못하면 생활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 대신 일을 해줄 수도 없었고, 갑자기 몸이 아프다고 해서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몸이 조금 불편해도 참고 지나가는 일이 많았습니다.

아프다는 사실 자체를 인정하는 것이 두려웠던 것 같습니다.


건강검진을 미뤘던 이유

국가에서 건강검진을 받으라는 안내가 와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습니다.

검사를 받으러 가는 것이 귀찮아서만은 아니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무서웠습니다.

혹시 검사 결과에서 큰 병이 나오면 어떻게 하지?

그 생각이 싫었습니다.

당장 일을 해야 했고, 생활도 책임져야 했습니다.

그래서 마음속으로 계속 미뤘습니다.

'별일 없겠지.'

'조금 바쁘니까 나중에 받으면 되지.'

그렇게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의 저는 건강검진을 미룬 것이 아니라, 혹시 나쁜 결과를 듣게 될까 봐 두려워서 현실을 피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 혈변을 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평소처럼 일을 마치고 화장실에 갔습니다.

변을 보고 무심코 변기를 내려다봤는데 뭔가 이상했습니다.

변에 빨간 피가 조금 묻어 있었습니다.

순간 놀랐지만 오래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뭐 잘못 먹었나?'

'요즘 몸이 피곤해서 그런가?'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피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안도했습니다.

'역시 별일 아니었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두 번째 혈변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피가 나왔습니다.

이번에는 처음보다 조금 더 신경이 쓰였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주변에서 흔히 들었던 치질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래서 근처 항문외과를 찾아갔습니다.

진료를 받고 나서 의사 선생님께서 치질 증상이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놓였습니다.

'그럼 그렇지. 암 같은 큰 병은 아니겠지.'

그때는 정말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치질이라고 생각하니 다시 평소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피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그 뒤였습니다.

치질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도 혈변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찝찝한 마음이 계속 남았습니다.

다른 병원도 찾아가 보았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저는 여전히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몸에 심한 통증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일이 생겼습니다.


통증 하나 없이 피가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잠을 잤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에 갔습니다.

그때는 항문에 특별한 통증도 없었습니다.

배가 심하게 아픈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변기에 앉는 순간이었습니다.

피가 뚝, 뚝, 뚝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잘못 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계속 피가 떨어졌습니다.

변기 안의 물이 붉게 보일 정도였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순간 머리가 멍해졌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무서웠습니다.

이전처럼 '치질이겠지'라고 쉽게 넘길 수 있는 상황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건 뭔가 이상하다.'

그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결국 대장내시경을 받았습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었습니다.

저는 바로 근처 내과를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기로 했습니다.

검사 전까지도 마음 한구석에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설마 큰 병은 아니겠지.'

'그래도 치질 때문일 수도 있겠지.'

하지만 이번에는 쉽게 마음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대장내시경 검사가 끝났습니다.

그리고 검사 결과를 설명해주시던 의사 선생님의 표정이 평소와 달랐습니다.

모니터를 바라보던 의사 선생님께서는 잠시 말을 고르시더니 대학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제게 직장암이 의심되는 소견이 있다고 설명해주셨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대학병원으로 가셔야 합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소견서를 작성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대학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아보라고 하셨습니다.

소견서를 손에 들고 병원을 나왔지만 한동안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습니다.

몇 년 동안 혼자 일하며 살아왔습니다.

아프지 않으려고 버텼습니다.

건강검진 결과가 무서울까 봐 검진도 미뤘습니다.

혈변을 봤을 때도 치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대학병원에 가서 암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것입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머릿속에서는 같은 생각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정말 내가 암일까?'


그동안의 시간이 한꺼번에 떠올랐습니다

집에 돌아와 혼자 있으니 생각이 더 많아졌습니다.

'그때 검진을 받았더라면 어땠을까.'

'처음 피가 보였을 때 바로 검사를 받았더라면 어땠을까.'

이런 생각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시간이었습니다.

그때의 저는 제가 암일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와서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뿐이었습니다.

대학병원에 가서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

그렇게 저는 소견서를 들고 대학병원으로 향하게 됐습니다.


그날 이후 제 삶이 달라졌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날은 제 인생에서 아주 큰 분기점이었습니다.

그전까지 저는 혼자서 일을 하며 살아왔습니다.

힘들어도 참고,

아파도 버티고,

몸에 이상이 있어도 '괜찮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날 이후에는 더 이상 예전처럼 살아갈 수 없었습니다.

대학병원에서 다시 검사를 받아야 했고,

정밀검사를 받아야 했고,

앞으로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도 알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저는 직장암이라는 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지금도 가장 아쉬운 한 가지

그때의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처음 몸에서 이상 신호가 나타났을 때 조금 더 진지하게 받아들였더라면 어땠을까.

물론 그때의 저에게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혼자 살아야 했고,

일을 쉬기도 어려웠고,

무엇보다 나쁜 결과를 듣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괜찮다고 생각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저는 압니다.

그때의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제게는 결코 가벼운 말이 아니었다는 것을.


저처럼 생각했던 분들에게

저는 이 글에서 누구에게 무엇을 하라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다만 저처럼 자신의 몸에 이상한 신호가 나타났는데도

'별일 아니겠지.'

'조금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라고 생각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제 경험을 한 번쯤 떠올려주셨으면 합니다.

저 역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대학병원으로 향하게 됐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날 대장내시경을 받고 소견서를 손에 들었던 순간이 제 투병생활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과는 전혀 다른 길로 들어서게 됐습니다.

그리고 대학병원에서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검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다시 한번 제 삶을 뒤흔드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다음 이야기

매일 3시간씩 운동하던 내가 직장암이라니.

평소 저는 제 건강에 상당한 자신이 있었습니다.

매일 운동했고 산을 오르내렸습니다.

그런 제가 직장암이라는 진단을 받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대학병원으로 향한 뒤 받은 CT와 MRI, 조직검사 그리고 최종적으로 직장암이라는 진단을 확인하게 된 순간의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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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혼자비행'의 실제 경험과 기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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