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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투병일기

수술 전날 밤… 잠들 수 없었던 마지막 준비였습니다

안녕하세요. 혼자비행입니다.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첫날은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새로운 담당 교수님과 상담을 마쳤고, 로봇수술을 받기로 마지막 결정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진짜 긴장은 그때부터 시작이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도, 돌아설 수도 없었습니다.

내일이면 제 몸에서 암을 제거하는 큰 수술이 시작될 예정이었습니다.


스무 장이 넘는 수술동의서

병실로 돌아오니 간호사님께서 두꺼운 서류철을 가져오셨습니다.

수술동의서였습니다.

기억으로는 스무 장이 넘었던 것 같습니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수술 과정과 발생할 수 있는 여러 합병증, 예상되는 위험성까지 자세하게 적혀 있었습니다.

설명을 들으며 서명을 했지만 마음은 무거웠습니다.

혹시라도 잘못되면 어떻게 될까.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종이에 이름을 적는 손끝도 조금 떨렸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이제 정말 수술을 받는구나.'

라는 현실이 마음속 깊이 다가왔습니다.


수술 전 마지막 대장내시경

수술을 앞두고 마지막 대장내시경도 다시 받았습니다.

이번 검사는 단순히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가 아니었습니다.

수술 범위를 정확하게 결정하기 위한 마지막 준비였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암 주변에 여러 군데 표시를 해 두셨습니다.

수술할 때 어디부터 어디까지 절제할지를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검사가 끝나고 병실로 돌아오는데 이상하게도 마음이 더 무거워졌습니다.

모든 준비가 끝나가고 있다는 뜻이었기 때문입니다.


장을 비우는 과정도 쉽지 않았습니다

저녁이 되자 금식이 시작되었습니다.

간호사님께서 장을 깨끗하게 비우기 위한 약을 가져다주셨습니다.

약을 마시기 시작하자 몸속에 남아 있던 음식물이 모두 빠져나갈 때까지 화장실을 계속 오가야 했습니다.

몇 번을 오갔는지도 기억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몸에 힘도 빠지고 다리에도 힘이 풀렸습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장을 비우는 과정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단순히 검사를 위한 준비가 아니었습니다.

내일 있을 직장암 수술을 위한 마지막 준비 과정이었습니다.

화장실과 병실을 계속 오가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정말 내일이면 수술대에 오르는구나.'

그 현실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환자복이 익숙해졌다는 사실

씻고 다시 환자복으로 갈아입었습니다.

문득 거울 속 제 모습을 바라봤습니다.

예전에는 환자복이 낯설고 어색했는데,

어느새 자연스럽게 입고 있는 제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만큼 병원 생활이 길어졌다는 뜻이었습니다.

조금 씁쓸했습니다.


간호사님과 나눈 짧은 대화

밤이 되자 간호사님께서 다시 병실에 오셨습니다.

검사와 수술에 대해 마지막 안내를 해주셨습니다.

그러다 문득 제가 웃으며 물었습니다.

"간호사님은 대장내시경 자주 받으시겠네요?"

그러자 간호사님께서 웃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저희도 무서워서 대장내시경은 잘 못 받아요."

잠깐이었지만 저도 함께 웃었습니다.

긴장으로 가득했던 하루 속에서

그 짧은 대화는 마음을 조금이나마 편하게 해 주었습니다.


잠들 수 없었던 마지막 밤

병실 불이 하나둘 꺼졌습니다.

다른 환자들도 조용해졌습니다.

하지만 저는 쉽게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눈을 감으면 자꾸만 여러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혹시 수술이 잘못되면 어떡하지.

혹시 다시는 예전처럼 살아갈 수 없으면 어떡하지.

두려움은 점점 커져만 갔습니다.

혼자라는 사실이 더욱 크게 느껴졌습니다.

이 큰 고난의 길을 오직 저 혼자 걸어가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창밖을 바라보았습니다.

서울의 불빛은 여전히 밝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속은 너무도 캄캄했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버텨온 시간을 생각했습니다.

수많은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견뎌냈고,

극심한 통증도 이겨냈습니다.

그 시간을 견뎌온 제가 내일도 반드시 견뎌내야 했습니다.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긴 밤을 버텼습니다.


수술실로 향하는 순간

새벽이 밝았습니다.

간호사님께서 병실 문을 열고 제 이름을 부르셨습니다.

"○○○ 환자분, 준비하겠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심장이 크게 뛰었습니다.

침대에 누워 수술실로 이동하는 복도를 바라보았습니다.

그 순간의 제 마음은,

마치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걸어가는 사람의 심정과 비슷했습니다.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피할 수도 없었습니다.

깊게 숨을 한 번 들이쉬었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마음속으로 한마디를 했습니다.

'잘 견뎌내자. 살아서 돌아오자.'

그렇게 저는 수술실 문을 향해 천천히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이야기

수술실 문이 열리고 저는 차가운 수술대 위에 누웠습니다.

마취가 시작되기 전, 교수님께 마지막으로 들었던 한마디.

그리고 눈을 다시 떴을 때 제 몸은 이전과 전혀 다른 모습이 되어 있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직장암 수술실에서 눈을 감았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삶이 시작됐습니다」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 저작권 안내

본 글은 혼자비행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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