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혼자비행입니다.
긴 수술을 끝내고 병원에서 며칠을 보낸 뒤, 드디어 퇴원하는 날이 왔습니다.
퇴원이라는 말만 들으면 이제 집에 돌아가 편하게 쉬면서 몸을 회복하면 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제 몸은 아직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통증은 여전히 심했고, 항문에서는 계속 피가 나왔습니다.
속옷에 피가 많이 묻어 속옷을 입기도 어려웠습니다.
결국 저는 여성들이 사용하는 생리대까지 사용해야 했습니다.
담당 교수님께서는 수술 후 어느 정도 출혈이 있을 수 있다고 말씀하셨지만, 제가 직접 겪어보니 걱정이 될 정도였습니다.
'이 상태로 집에 가도 괜찮은 걸까?'
그런 걱정을 하면서 병원을 나섰습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하는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정말 혼자구나.'
병원에는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님들이 있었지만, 집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제 몸을 제가 돌봐야 했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가장 먼저 해야 했던 일
집에 돌아왔다고 해서 쉴 수만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했던 것은 역시 장루였습니다.
병원에 있을 때는 장루 담당 간호사님이 옆에서 하나씩 알려주셨습니다.
하지만 집에서는 제가 직접 해야 했습니다.
장루 주머니를 비우고,
주변을 깨끗하게 관리하고,
피부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주머니를 교체해야 했습니다.
병원에서 설명을 들을 때는 '이 정도는 할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혼자 해보니 전혀 달랐습니다.
처음 해보는 일이어서 손에 익지도 않았고, 주머니도 생각처럼 잘 붙지 않았습니다.
한 번에 제대로 붙이지 못해 몇 번씩 다시 해야 하는 날도 있었습니다.
너무 서툴렀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이 힘들었습니다.
사람들과 다른 모습으로 살아야 한다는 생각
장루를 관리하는 방법도 어려웠지만, 제 마음을 힘들게 했던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배에 장루를 달고 살아가야 한다는 현실이었습니다.
예전과는 몸의 모습이 달라졌습니다.
사람들과 똑같이 생활할 수 있을까.
혹시 다른 사람들이 알아보면 어떡하지.
혹시 냄새가 나거나 장루가 새면 어떡하지.
그런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사람들과 다른 모습으로 살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지 마음이 많이 위축됐습니다.
우울감도 많이 찾아왔습니다.
수술을 하기 전에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평범한 일들이 이제는 하나하나 걱정해야 할 일이 되어 있었습니다.
장루를 비우는 일도 쉽지 않았습니다
장루를 비우는 것도 생각보다 큰 일이었습니다.
장루 주머니의 내용물을 변기에 비우려면 그냥 서서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하면 내용물이 튀어 올라올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변기 옆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장루를 비워야 했습니다.
수술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배와 항문 쪽의 통증도 심했습니다.
그런 몸으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장루를 비우는 일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일을 하루에 한두 번 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하루에 12번 정도 장루를 비워야 하는 날도 있었습니다.
한 번 비우고 끝나는 일이 아니라 하루 종일 반복되는 일이었습니다.
그때는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 평범한 일조차 예전과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밤에는 장루가 새기도 했습니다
더 힘든 날도 있었습니다.
밤에 잠을 자다가 장루가 새서 새벽에 깨는 일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장루가 새면 옷만 갈아입으면 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불까지 오염되면 이불을 버려야 했고,
바닥에 깔아놓은 요도 버려야 했고,
입고 있던 옷도 버려야 하는 날이 있었습니다.
그런 날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새벽에 아픈 몸을 이끌고 오염된 빨래를 들고 빨래방으로 향하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잠들어 있는 새벽에 혼자 빨래를 들고 걸어가면서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내가 왜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
아픈 몸으로 빨래방까지 가는 길도 너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누가 대신해줄 사람도 없었습니다.
결국 제가 해야 했습니다.
샤워 한 번 하는 것도 큰일이었습니다
샤워를 하는 것도 예전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장루를 차고 있는 상태에서 씻어야 했기 때문에 장루에 물이 닿지 않도록 조심해야 했습니다.
몸은 수술 후라 제대로 움직이기도 힘들었습니다.
아픈 몸을 움직여 옷을 벗고,
장루를 신경 쓰면서 씻고,
다시 몸을 닦고,
장루 상태까지 확인해야 했습니다.
샤워 한 번 하는 것도 얼마나 힘든 일이었는지 모릅니다.
그래도 씻어야 했습니다.
저 자신을 한 번 다잡고, 독한 마음을 먹고 샤워를 했습니다.
그때는 정말 하루하루가 쉽지 않았습니다.
음식도 예전처럼 먹을 수 없었습니다
먹는 것도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간호사님께서는 너무 질긴 음식은 피하고, 과식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음식을 먹을 때도 아주 오래 씹어야 했습니다.
평소보다 훨씬 천천히 먹어야 했습니다.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서 장루의 상태도 바로 달라졌습니다.
특히 야채 주스나 음식을 갈아서 만든 음료 같은 것을 먹으면 장루로 바로 물변처럼 나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런 경험을 하다 보니 음식 하나를 먹을 때도 신경을 쓰게 됐습니다.
예전에는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그냥 먹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달랐습니다.
'이걸 먹어도 괜찮을까?'
먼저 생각하게 됐습니다.
먹는 것조차 조심해야 하는 생활이 시작된 것입니다.
밖에 나가는 것도 두려웠습니다
집 밖으로 나가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집 근처에서만 있어야 했습니다.
사람들이 장루를 볼까 봐 신경이 쓰였습니다.
그래서 옷도 마음대로 입을 수 없었습니다.
장루가 있는 배를 가리기 위해 배 아래까지 축 늘어질 정도로 큰 옷을 입었습니다.
그리고 밖에 나가면 옷을 자꾸 아래쪽으로 쓸어내렸습니다.
혹시 장루가 보이지 않을까 계속 신경을 썼습니다.
사람들의 시선도 의식했습니다.
한 번은 밖에서 장루가 새어 나온 적도 있었습니다.
그 일을 겪고 나서는 외출할 때마다 작은 가방을 하나씩 챙겼습니다.
그 안에는 여분의 장루 주머니를 항상 넣어 다녔습니다.
혹시 밖에서 또 장루가 새면 바로 교체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했습니다.
예전에는 가볍게 집을 나서면 됐는데,
이제는 외출 하나에도 준비해야 할 것이 생겼습니다.
몇 걸음 걷는 것조차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장루만 힘든 것은 아니었습니다.
수술 후 통증이 너무 심했습니다.
담당 교수님께서는 회복을 위해 아프더라도 자주 움직이는 것이 좋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도 걸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몇 걸음을 걷는 것조차 너무 힘들었습니다.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노란불이 들어와도 뛰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뛰어서 건널 수 있는 거리였습니다.
하지만 그때의 저는 뛸 수가 없었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걷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몸을 자유롭게 움직인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그때 조금씩 알게 됐습니다.
이제 정말 혼자 살아야 했습니다
병원에서는 간호사님이 장루 관리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교수님도 앞으로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설명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니 모든 것이 제 몫이었습니다.
장루를 관리하는 것도,
음식을 조절하는 것도,
샤워를 하는 것도,
밤에 장루가 새면 처리하는 것도,
아픈 몸을 움직이는 것도,
밖에 나갈 때 여분의 장루 주머니를 챙기는 것도 모두 제가 해야 했습니다.
퇴원하면 조금씩 회복하면서 예전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집에 돌아와 보니 그때부터가 진짜 시작이었습니다.
장루도 제가 관리해야 했고,
음식도 제가 조절해야 했고,
통증도 제가 견뎌야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과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혼자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했습니다.
그때의 저는 아직 몰랐습니다.
앞으로 이 장루를 얼마나 오랫동안 차고 있어야 할지,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일들을 더 견뎌야 할지 알지 못했습니다.
다음 이야기
처음에는 장루만 잘 관리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 몸은 생각처럼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통증은 계속됐고, 하혈도 반복됐습니다.
그리고 장루를 차고 있어야 하는 시간도 예상보다 훨씬 길어졌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장루보다 더 힘들었던 극심한 통증과 계속되는 하혈, 그리고 그 속에서 제 마음까지 무너져갔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 저작권 안내
본 글은 혼자비행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무단 복제 및 AI 재가공, 재배포를 금합니다.
허가 없이 복제하거나 AI 학습·재가공에 사용하는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법적 조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재활.투병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또다시 응급입원했습니다… 끝나지 않는 하혈과 염증 (0) | 2026.08.13 |
|---|---|
| 끝나지 않는 통증… 장루보다 더 힘들었던 시간이 시작됐습니다 (0) | 2026.08.12 |
| 처음 마주한 장루… 두려움 속에서 배워야 했습니다 (0) | 2026.08.10 |
| 수술실에서 눈을 감았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삶이 시작됐습니다 (0) | 2026.08.09 |
| 수술 전날 밤… 잠들 수 없었던 마지막 준비였습니다 (0) | 2026.08.08 |